지난 4주간 나는 무엇을 했나

지난 4주간 나는 무엇을 했을까?

서비스 개선 브레인스토밍

비개발팀 내에서 서비스에 대한 불편 사항을 이야기 해도, 개발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반영이 되지 않자, 개발팀에 의견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난 4주동안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전사 차원의 서비스 개선 브레인스토밍이었다. 제품 개선을 위한 백로그가 많이 쌓여 있어서 부담이 되긴 했지만, 백로그의 늪에 빠진 티켓은 진행할 확률이 0에 수렴하였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좋았던 점은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꽤 괜찮은 아이디어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주력으로 미는 의견이 크게 차이가 났다.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브레인스토밍 보다 여러 방향으로 발산하는 브레인스토밍이 되어 아쉬웠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개발팀과 비개발팀 사이의 본질적인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브레인스토밍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개발팀과 비개발팀이 왜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지, 어떤 문제가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고 있는지 등 일종의 포스트 모템을 통해 원인을 짚어 나갔다면 어땠을까.

약 2개월 만의 팀 회고

여유가 있으면 회고를 해야 하는데 지난 2개월동안 단 한주도 이터레이션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번 주의 작업 내용이 항상 다음 주로 이어졌고, 비즈니스 레벨의 긴급한 요구사항이 들어오기도 했다.

회고는 개발팀 전체가 Keep, Problem, Try를 각자 정리한 뒤 회고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Keep은 다양했지만 Problem, Try는 비슷했다. 없어진 데일리 미팅을 되살리고, 우선 순위가 자주 변경되어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다는 의견이 많았다.

우리는 더 열심히, 잘하기 위해 데일리 미팅을 다시 진행하기로 했고, 우선 순위가 변경되는 것은 스프린트를 도입하여 가급적 변경되지 않도록 했다.

재택 근무

늘 하고 싶었지만 여건상 어려웠던 재택 근무가 불가피하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출퇴근 거리가 1시간이 넘는 나에게 재택 근무 자체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만 급작스럽게 도입되어 전사적으로 재택 근무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 당장 다음 주부터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코어 워킹 타임과 같은 전반적인 리모트 규칙이 없었다. 이 부분은 재택 근무를 시험적으로 진행하면서 피드백을 받아 다같이 규칙을 정했다.

특히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텍스트에는 말투나 표정과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자칫하면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 이 점에 유의하여 슬랙을 통해 이야기할 때 가급적 많은 내용을 포함해서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한 슬랙 쓰레드 내에서 논의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다.

No Silver Bullet

"은총알은 없다"

이 문장을 그저 멋진 개발자분들이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매듭짓는 문장 정도로 생각했는데 요 근래 들어서 문장에 담긴 메타포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론상 완벽한 프로세스를 도입하더라도 막상 우리한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다시 다른 프로세스를 찾는게 아니라, 프로세스를 조정하든, 우리의 문제점을 돌아보든 어떤 점이 불편한지 찾아내어 해결 해야 한다. 단, 우리에게 맞는 것"만" 골라서 도입하는 자세를 지양해야 한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만족할 수는 있다. 타협을 통한 만족이 아닌, 더 나은 만족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성장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퇴사 일자를 확정 지었다.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결정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내가 만든 기술 부채를 해결하지 못하고 떠난다는 것. 같이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것. 좀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았던 것. 조직 문화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 퇴사 일자가 결정되고 나니 아쉬움이 몰려온다.


이찬희

리액트와 타입스크립트를 사용하여 즐겁게 개발하고 있고, UX/UI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