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회고

    올해도 어김없이 회고를 쓴다. 사실 미리 작성해둔 초안이 있었는데 계속 미루다보니 글감의 연속성이 무너져버렸다. 그걸 다듬느니 차라리 새로 쓰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욕심보다 훨씬 빈약한 회고가 될지도 모르지만, 일단 써보자.

    글쓰기

    이렇게까지 글쓰기를 멀리해도 되나 싶은 해였다. 블로그에 뭔가를 적어보려는 시도 조차도 안했다. 나름 블로그에 쓴 글을 훑어보면서 회고하는걸 좋아했는데 이맘때 돌아볼 것이 없는게 너무 아쉽다.

    블로그에 대한 유지보수도 엄두를 못내고 있다. 코드 스니펫을 못 써넣고 있는데, 올해 빈 시간이 나면 이 부분을 꼭 개선하고 싶다. (밀린 Gatsby 업데이트도 하고...)

    최근에 회사 내에서 글쓰기 모임이 만들어졌다. 이번 기회에 글쓰기 습관을 좀 들여야겠다.

    팀장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도전이고 변화인 주제라, 이번 회고에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쓸지 고민을 오래했다. 그래서 회고가 많이 늦어졌다. (물론 게을러서도 맞다)

    그동안 팀이 만들어져 있거나, 전 직원을 손으로 꼽을 수 있어서 팀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에도 있어봤다. 그때 나에게 팀은 회사에서 만들어주는 무언가에 가까운 개념이었다. 그러니 팀 리드 제안을 받았을 때 엄청나게 많이 고민을 했었다. 고심 끝에 지금 아니면 내가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은 쉽지 않겠다고 판단했고, 그렇게 다노에서 내 인생 첫 번째 팀장 역할을 맡게 되었다.

    딱 1년을 채우는 지금의 소감을 말하자면 팀장은, 매니지먼트는 정말 어렵다. 팀장으로써 하는 모든 액션에 시행착오를 동반하고 있다. 선한 의도로 하는 행동도 마냥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배웠고, 항상 좋은 방향으로만 이끌려고 하는 것도 작게 보면 나의 욕심이고, 크게 보면 팀의 속도나 사기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좋은 경험만 해야 한다는 강박은 덜고, 팀원들이 주관을 갖고 욕심을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지금의 시행착오다.

    팀장 역할을 맡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한게 있다.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하기엔 여전히 미숙하지만, 이제는 나의 지난 시간을 함께 해준 모든 팀장님들의 입장을 어렴풋이 알 수 있고, 그래서 이제는 이해할 수 있고, 더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

    반대로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생겼다. 정확히는 잘 안보이는 것에 대한 메타인지가 생긴게 아닐까. 예컨대 팀원의 컨디션이나 의욕이 떨어지는지에 대한 원인은 늘 있었겠지만, 이제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 입장이니까.

    이제 1년차에 어설프고 제멋대로인 팀장이지만, 그래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제야 조금씩 팀처럼 움직이려고 하고 있다.

    팀 문화는 왠지 낯간지러운 것이라서, 아무것도 없는 맨 땅에 물도 없이 씨앗을 심고 그것을 싹 틔우는 일 만큼 어렵지만, 싹만 틔우면 그 다음은 엄청나게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런 것들이 모여서 팀 내 유대감이 두터워지고, 친밀감이 높아지는 것 같다. 가끔 프론트엔드 팀은 분위기가 좋은 것 같아요 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내심 뿌듯함이 느껴진다.

    매번 순탄하게 굴러온 것은 아니다. 팀 내 기능적 협업에 대해 한 번도 고민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한 번 갈등을 겪기도 했고, 팀장으로써 의사 결정을 하는게 미숙해서 이랬다 저랬다하기도 했다. 당시엔 이런 것들이 내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자책하고 우울해했는데, 지나고 생각해보니 꼭 필요한 경험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팀을 매니지먼트 하는 입장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들의 폭을 넓혀주기도 했다. (일찍 경험할 수 있어서 오히려 좋아)

    가장 크게 배운 것은, 팀은 사람을 모아둔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팀이 팀처럼 되기 위해서는 팀을 구성하고 있는 사람의 행동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팀 문화를 정하는 것도 그렇고, 만들어진 문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팀을 이끄는 것은 어렵다. 어려운데 지금 내가 느끼는 뿌듯함이나 성취감은 개발을 하면서 느꼈던 것과는 결이 다르다. 개발을 할 때는 나한테 떨어지는 핀 조명 아래에서 즐거움을 느꼈다면, 지금은 무대 밑에서 엔딩을 지켜보며 내쉬는 안도의 한숨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그 외

    한 문단을 차지하기엔 부족하거나, 생각 정리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것들을 날 것 그대로 모아봤다. 순서는 메모장에 남겨진 기록 순이다.

    • 디자인 시스템은 아직 개발중이지만 제품에 어느정도 녹여서 쓰고 있다. 작년에 발표를 좀 더 잘했으면 좋았겠다.
    • 요즘 동기부여를 느끼는 포인트가 많이 달라졌다. 프론트엔드 영역 내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는 것도 좋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생산성을 올려주는 것에 많이 집중되어 있다.
    • 아직까지는 회사에 기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감사하고 다행인 부분.
    • 운동은 작년 8월에 시작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조급하게 빼고 몸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진 않아서 눈에 띄게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 Rust를 배워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다. 어느 순간 손에서 놔버렸다. 자바스크립트에서 느낀 염증을 다른 언어를 익히면서 해소하거나, 좋은 방식을 채택해서 실무에 녹여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학습하고자 하는 시도는 올해도 일단 유지를 한다.
    • 다노핏과 다노핏코치를 런칭하고 사용자가 조금씩 붙는게 신기하다. 모수가 많지는 않아도 우리가 풀려고 하는 문제가 공감할 수 있는 문제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
    • 책을 좀 더 읽어야겠다.
    • 오픈소스를 좀 더 잘하고 많이 시도해보고 싶다.
    • 오픈소스를 하면서 영어가 안되는게 정말 아쉽다. 좀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찬희

    프론트엔드 엔지니어 이찬희 입니다. 최근에는 리액트와 타입스크립트를 사용하여 즐겁게 개발하고 있습니다. UX/UI에 관심이 있으며 현재 다노에서 웹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로 재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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