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가 아주 잘 되어 있다. 코드로 빗대자면 아주 잘 설계된, 그야말로 클린 아키텍쳐라고 할 수 있다.

개발 내용을 주로 정리하는 블로그에 이런 문학 작품에 대한 글을 써도 되는가 잠깐 고민을 하다가 지금 제가 가장 관심있는 주제를 다룬다고 써뒀으니까 아무래도 괜찮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다가 내 블로그가 그렇게 잘 노출되는 것도 아닌데 시덥잖은 걱정을 한 내가 우스웠다. 자의식 과잉이었다. 책의 감흥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때 어서 정리해두자.

각설하고, 이 책을 읽게 된건 여자친구의 추천이었다. 책 한 권씩 사기로 들어간 영풍문고에는 꽤 많은 책이 있었지만, 기술 서적을 제외하고는 어떤 책에도 이렇다 할 감흥이 느껴지지 않던 찰나에 이 책의 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솔직히 말하면 표지에 끌려서 구매했지만,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즐겁게 읽었던 것 같다.

그동안 구매하거나 읽었던 책들은 주로 기술이나 문화, 커뮤니케이션 같은 소프트 스킬과 관련된 책이었는데, 그런 책들이 문학과의 가장 큰 차이는 내용을 읽으면서 내 모습에 비춰보는 것에 있는 것 같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읽는 내내 다음 줄, 다음 장, 다음 에피소드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온전히 집중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도 감탄했다. 나미야 잡화점 혹은 어떤 복지 시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얼핏 보면 연관되지 않은 것 같아서 옴니버스처럼 느껴지다가도 끝에 다다랐을 때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잘 연결되고 매듭이 지어진다. 코드를 이렇게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엄청나게 흡입력이 좋은 책이다. 기술 서적을 읽다 지치는 감이 느껴지면 종종 문학으로 재충전을 해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찬희

리액트와 타입스크립트를 사용하여 즐겁게 개발하고 있고, UX/UI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