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리드나 팀장급 직책을 맡지는 않았지만, 올해 12월이 지나면 스타트업으로 일을 시작한지 벌써 3년을 채운다. 서당개가 풍월을 읊는 시간동안 느낀 것은, 구인구직이 둘 다 수요(需要, demand)를 기반에 둔다는 것을 알았다.
구직활동은 명명백백 수요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돈을 벌고 싶다거나, 직업적으로 목표를 이루고 싶다거나 하는 이유에서 말이다. 그런데 구인도 수요에 해당할까? 3년 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대충 안다.
대기업처럼 사람이 많고 이미 갖춰진 환경에서는 한 명이 차지하는 비율이 그렇게 높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에 스타트업은 한 명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단 한 명이지만, 그로 인해 조직이 성장할 수도 있고 반대로 사라질 위기에 처할지도 모른다. 아무나 뽑아 앉혀 둔 뒤 ‘자, 이것이 프론트엔드 코드입니다.’ 하고 키를 건네주는게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을 잘 뽑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스타트업에서는, 구인은 수요에 해당한다.
최근에 어떤 분이 입사하기로 했다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입사 전날 입사를 못하게 되었다. 그 분은 면접도 이미 두어번 진행도 했고, 연봉 협상까지 진행하여 출근 일자를 확정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처음에는 ‘다른 회사에서 더 좋은 조건을 받았나보다’ 하고 생각해서, 감히 얼굴도 못본 분에게 서운함도 느끼다가, 그건 너무 주제 넘은 생각인 듯 해서 고쳐먹기로 했다. 정말로 개인 사정이 불가피하게 되었을 수도 있지… 그냥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 생각을 더 멀리서 관찰 해 보니, 내가 생각보다 회사만큼 새로운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 같다. 새삼 스타트업에서 사람 구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